양심과 인심 사이

의사로 살아가기 2008/01/10 10:21 by 양깡


매일 매일 진료실에서는 양심과 인심 사이에 갈등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감기환자가 다른 곳에서 약과 주사를 처방 받고 내원했는데 약은 남았지만, 증상이 그대로라고 주사를 놔달라고 왔다. 사실 의학적으로는 주사나 약이나 감기를 낫게하지는 못하고 주사가 약보다 더 낫지도 않다. 문제는 그 환자가 70-80된 꼬부랑 할머니고 버스를 타고 추운 겨울 어렵게 내원을 했다는 것이 문제다. 이쯤 되면 빈손으로 가시라고 하기는 정말 어렵다.


또 매일 먹는 혈압약을 분실했다고 찾아오시는 경우가 있다. 분실의 경우 보험을 적용해서 처방할 수 없다. 본인 부담으로 처방을 받아 약을 구입하게 되면 우리가 1달 2만원 정도 들어 약을 구입했으면 그 두배 이상이되는 것이다. 꼬부랑 할머니가 밭갈며 자식들 뒷바라지하고 있는 것을 알기에, 지금도 자식이 돈을 뜯어간다고 푸념하는 것을 알기에 매정하게 본인 부담이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다.


양심과 인심만큼 고민되는 상황이 있다. 의학적 양심과, 환자의 성격(성깔?) 사이에 갈등하는 때가 있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 공무원, 미장원등 민원을 대하는 직업을 하다보면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난다. 따라서 이 글을 읽으면서 혹시, 환자를 이런 시각에서 본다고 오해하면 안된다. 아주 극소수의 특이한 사람 이야기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얼마전 방문한 환자의 피부 질환은 내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피부과를 가야한다고 설명을 하지만, 환자는 이런 것도 보지 못하냐고 난리가 난다. 잘 설득해 돌려보내기도 했지만, 다음 날 다시 온다. 아마 이해하기 힘들텐데, 30이 막 된 젊은 여성이기에 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 다음 날는 배가 아프다고 오고 그 다음날에는 감기라고 왔다.


특이한 것은 문열고 들어올때 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들어온다는 것. 진료실에 들어 올때만 그런 줄 알았더니,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길에 다닐 때에도 그렇다고 한다.여러분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의사 입장에서 봐도 이상하다. 이렇게 정말 독특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성깔 내며 무조건 여기서 해결하라고 윽박하는 환자들에게 양심적 진료를 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성깔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무슨 처방이든 의심하는 환자도 대하기 어렵다. 나도 사람인지라 매번 약이나 주사를 안주고 말만 많다고 하면 그냥 건성으로 원하는데로 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것은 환자에게도 좋지 않고 나에게도 좋지않다. 큰 병이 있는데 간과하게도 될수 있으니 환자나 의사나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인데, 서로의 관계를 회복하게 될 수도 있지만, 회복이 안된다면 다른 의사를 보는게 낫지 않을까. 사람이 바뀌면 의사 환자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도 종종 보니 말이다.


아쉽게도 그런 이유로 환자를 돌려보낼 수는 없는 것이 법이다. 의사가 다 양심적인 이유로 환자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법이 생길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을 한다는 것과, 그런 상황이면 병의원을 다른 곳을 가보는 것도 생각해봐야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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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썬도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댓글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몰랐는데 네 사진을 한꺼번에 올려서 먹통이 되는경우가 있을것같기도 해요. 그래서 요즘은 출사사진들 나눠서 올리고 있습니다. 파일용량 줄이는것도 고려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공개가 무슨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 싸이의 일촌공개말씀하시는건지??

    제가 좀 둔해서요 ㅎㅎ

    2008/01/10 12:36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건 RSS 부분 공개로 하시면 전체 내용이 다 한꺼번에 로딩이 안되게 되니까 한RSS처럼 브라우저 기반의 리더기가 먹통되는 일이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의견을 드린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RSS로 구독하는 분들이 리더기에서 전체 본문을 읽지 못하고 블로그로 방문해서 다 읽게 되니 신중하게 생각하셔서 결정하세요. 지금 이 블로그는 전체 공개로 해놓았는데 헬스로그는 글이 길어서 부분공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2008/01/10 12:45
  2. BlogIc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이한 것은 문열고 들어올때 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들어온다는 것. 진료실에 들어 올때만 그런 줄 알았더니,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길에 다닐 때에도 그렇다고 한다. => 아무래도 약간 정신쪽 병이 있는 분이 아닌가 싶네요.. 어쩌면 병원 중독증 같은 건 아닐까요? 자기가 병이 있다고 믿는..

    2008/01/10 14:29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상담이 좀 필요하신 것 같은데 화를 내시는 상태라서 어떻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휴~ 사실 현실과 타협하고 약을 드리고 돌려보냈는데...

      가끔은 제 영역이 아니라서 의뢰서를 끊어 드리기도 하는데 잘 안가시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병을 악화시킬까봐 걱정됩니다.

      2008/01/10 16:07
  3. BlogIcon 썬도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렇군요. 부분공개 그런기능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어쩐지 어떤분은 다 나오고 어떤부은 반만 나오더군요. ^^

    아 그리고 앞으로 사진 올릴때 용량좀 줄여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 또한 인터넷하다가 다운되면 성질나더군요. 앞으론 꼭꼭 사이즈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2008/01/10 15:26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터넷과 컴퓨터 사양다 관여를 하는 것 같은데요, 별로 신경 안쓰셔도 될 것 같은데요 ^^ 이전에 그렇게 문의하신 분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던 기억도 나고 그때 제가 저는 괜찮다고 말씀드렸던 것이 기억나서 다시 말씀드린 것이니까요. 좋은글 매일 잘 보고있습니다.

      2008/01/10 16:09
  4. BlogIcon Sunny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 블로그도 가지고 있으셨군요! 몰랐습니다 :D

    2008/01/13 05:17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헬스로그가 팀블로그다 보니 사적인 이야기할 공간이 필요해져서 하나 만들었습니다. ^^;

      2008/01/13 17:06
  5. BlogIcon coba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계시지요?
    티블로그한답시고 아무것도 안하다가
    첫 포스팅했습니다..ㅋㅋ

    근데 내년에 어디갈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걍 섬만 탈출하고 싶어요

    참...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8/01/15 17:01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 선생님도 좋은 곳으로 이동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헬스로그의 글은 현재 기준으로 금일 9시 발행하겠습니다.

      2008/01/16 01:07
  6. BlogIcon 비퍼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사라는 직업의 고뇌성이 느껴지네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고귀한 직업이니 만큼
    양심과 인심이라는 갈등의 폭은 더욱 클것이라
    생각됩니다.

    2008/01/16 12:16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어쩔 수 없는 현실적 문제, 환자의 감정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위에 언급된 환자가 또 내원해서 약은 효과없다고 무조건 주사달라고 화내는데... 오늘도 힘든 하루입니다. ㅠㅠ

      2008/01/16 15:01
  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 입니다

    2008/01/19 05:14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빨리 쾌유하시기를 바람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가 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바쁜 현대에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힘든 것 같습니다.

      2008/01/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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