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편입 준비생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예전에 한 모임에서 과거 모 언론 편집국장을 하신 분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상당히 의사에 대해 부정적 관점이 팽배한 분이였다. 오죽했으면 술마시는 사석에서 처음 보는 나에게 한소리를 했을까. 의료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는 피상적 불만의 배출이였기에 딱히 심도 있는 대화는 될 수 없었다.

그런데...

대화하던 중에 '요즘은 의대 가기 너무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고, 나 역시 내가 의대 입학 할 때 보다도 더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따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따님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의대로 진학하기 어려워 일단 대학을 간 뒤에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의사가 되고자 하는 꿈이 법의관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순간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 것은 C.S.I 였다. 드라마를 자주 보지는 않지만, 휴일 지나가다가 OCN에서 방영하는 C.S.I를 본 기억이 있다. 요약하면 '과학 수사 킹왕짱'이 되겠다. 그 중에 법의관의 역할은 꽤 중요하겠지. 하지만, 난 그 드라마 중에 누가 MD인지는 모른다.

그 취기 오른 자리에서, 법의관을 꿈꾸며 의대를 진학하려는 따님에게 조금은 현실을 이야기 해줘야한다는 생각에 떠든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가 끝나고 자리는 파했는데, 오늘 우연히 프레시안의 기사를 보고 내가 했던 말이 생각나 옮겨본다. 국과수 소장인 이원태 선생님의 인터뷰다.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시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인체에 관해서 공부한 법의관들이 되겠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검시권이 검찰에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저희가 아쉽게 지금 생각하는 것이 시신이 저희 연구소로 와서 우리는 시신만 갖고 사인만 내는 그런 역할밖에 못하고 있는 것이 제도적으로 상당히 아쉽고, 그러한 맥락에서 전번에 의문사 진상 규명 위원회가 종료되면서, 의문사를 생성하지 않는 대안으로 변사 현장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법의관이 가서 거기에 대한 검시권을 행사해야 된다, 이런 대안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논의가 되고 있는 그런 상황으로 이해를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프레시안 인터뷰 中]


의대생때에도 귀에 못박히게 들었던 이야기다. 법의관이 '킹왕짱' 멋진 직업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수가 적은 데에는 우리나라 법의관이 전형적인 3D 직업일 뿐 아니라, 능동적 주체가 아닌 수동적인 존재일 것이라는 예측(현실)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죽은 자의 원한을 풀어주시는 법의관의 역할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 따님이 의대가서 졸업할 때까지 법의관의 꿈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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