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생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12시가 지났으니 어제가 되네요. 저녁 7시의 식이였기에 폐백까지 하고 나니 10시를 훌쩍 넘고, 차타고 공항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 모시고 집에 들어오니 12시가 다되었습니다. 4년전 결혼하던 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며, 결혼식 당일의 풍경은 어디나 누구나 비슷하구나 느겼습니다.

결혼식장에는 많은 친지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셨습니다. 작은아버지는 30년간 양계만 해오셨고, 지금은 성인이 된 아들 (제 사촌이죠~)과 함께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 요즘은 사람 구하기 힘들어 작은 어머니, 그리고 딸도 양계장에서 살고 있습니다. 얼마전 AI로 8만수가 넘는 닭을 묻어야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살처분 대상은 안되지만 인근에 있는 양계장 보다는 상황이 낫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국가 보조금이 실질적 보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셨지만, 양계장 힘든 거, AI 겪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니 어떻게든 살아가겠지요. 이전에 큰 경영난으로 부도가 나고 많은 빚에 시달리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제 동생은 사료에 넣는 첨가제, 가축들에게 쓰는 약을 취급합니다. 국내 축산, 양계 경기와 운명을 함께하고 있죠. WTO부터 시작해 FTA까지 지금의 추세는 세계 무역의 활성화 시대입니다. 사실 국내 축산, 양계뿐 아니라 농업도 어려워 질 것이란 것은 예상하고 있던 바였지만, 오랜 기간 생업으로, 가진 기술이 그 것이 다기에 하던 일을 포기할 수 없던 부분이 있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큰아버지도, 제 동생도, 제 사촌도 다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제 처의 친지분들도 땅의 곡물을 키우고, 소를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이 변화의 시대에 영민하지 못한 처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본적 없는 장사를 한다는 것은 더 모험입니다.

시대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겠죠. 그러나 유가의 상승으로 통상무역이 좀더 어려워져 세계화로 인한 피해가 조금은 늦춰질 것이라는 조금이나마 낙관적인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친지분께 그렇게 이야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단순히 손해를 배상해주는 식의 국가 보상은 단기적으로는 농가, 축산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그들이 다른 직업으로 살기위해 기술이나 교육을 받고자 할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머.. 말은 쉬운 일입니다.

그나 저나, 오늘도 전 친지분께 '업종변경'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요,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저의 아버지도 그렇게 희망을 꿈꾸시다가 동생에게 그 꿈을 그대로 물려주고 건강상의 문제로 은퇴를 하셨죠. 어릴 때 부터 그런 모습을 보고 살다 보니, 그 희망은 쫓아가면 갈수록 도망가는 녀석 같다는 생각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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