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있었던 원격진료에 대한 의사들의 반응은 일견 타당한 부분이 있다. 기술의 한계가 가지는 단점들이 분명했고, 또 자칫 의료 시장 자체가 왜곡될 여지도 있다는 주장은 확실히 일리가 있다. 기술의 한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이 가능한 부분이고 시장의 왜곡은 그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의사들이 새로운 것에 대한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는 습성을 보여준 것 같기도 하다. 보수적인 것은 안전함을 배경으로 하기때문에 의학에서는 매우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때문에 의사들이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귀를 귀울일 필요가 있고 그 지적들을 바탕으로 제도와 기술을 보완해 나가야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환자의 안전함을 위해서 또는 시장 왜곡만을 이유로 반대를 했을까?

그건 아닐듯 하다. 먼저, 일단 오래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정부가 하려는 모든 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상정하게 만든 부분이 있었다. 두번째는 신기술이 가져오는 의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나이 지긋한 분들일 수록 그러기 쉽겠지만 꼭 나이가 결정적이지는 않다. 새로운 변화를 부담스러워할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의사들이 심정적으로 반대를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원격진료가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일부가 될 것이라고 보지만 아직 실용화에 문제가 많다는 정도의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의사들이 반대를 하지 않아도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진단의 오진 위험과 책임 소재 등의 이유로 또 다른 인력 투입과 제도가 필요해 기대와 달리 비용이 통상 병원을 찾는 것 보다 비쌀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제도적으로 허용되고 나서도 넘어야할 산이 한참인 것이 원격진료라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산을 넘어야할지도 모르게 된다는 것은 미래를 생각할 때 참 안타까운 일이다. 거기에는 앞서 말했듯, 여러 두려움이 작용했다. 이를 두고 의사들의 신기술 알러지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OCS, EMR, EHR, PACS 도입 시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하는 소리다.

신기술 알러지는 최근에 성장하고 있는 소셜웹과도 연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10년전 의약분업의 문제점을 의사들이 이야기할 때 언론도 시민들도 등돌렸던 기억이 있다. 당시 학교의 사이버투쟁국을 맡았던 사람으로써 주장을 유통시킬 채널이 없음을 안타까워했고, 미디어를 증오했고, 또 미디어에 이미 몸 담고 있던 의학 전문기자들이 무심하게 느껴졌었다. 철없었고 뭘 몰라도 한참 몰랐던 시기의 기억이니 지금 생각해보면 스스로 부족했고 어리석은 부분이 많았지만, 당시에 배웠던 것은 분명 컸다.

투쟁을 접으면서 의사들은 앞으로 사회에 참여를 늘려나가겠다고 이야기했었다. 때문인지 정치적 발언이 늘어났고 정치적인 후원(?) 또는 발언도 늘어가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정말 정치적인 것일까?

최근 기업들은 Media bypass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업 자체가 Media가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반대로 전통적 미디어들의 위기가 닥친 것이라 할 수도 있다. 의사들이 의사들의 사정을 널리 알리려면 지금 기업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셜웹을 통해 정보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대에 기업들은 미디어 관리가 아닌 소비자 관리에 직접 나서고 있다.

Health 2.0에 있어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진료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의사 블로거들처럼 블로그를 통해 대화를 실현하기도 하고 의사 트위터러는 트윗터를 통해 대화를 한다. 이것이 진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해하는 의사들도 있다. 인터넷이 잘못된 정보의 온상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거짓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에 사로잡혀 무조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web 2.0 서비스를 접목한 의사와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모델, 또는 의사와 의사간의 정보 교환 모델을 만든다면 어떨까? 분명 소비자 중심의, 환자 중심의 의료가 펼쳐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것이 의사들에게도 나쁘지는 않은 일이다. 합리적인 의료 소비가 대부분의 의사들에게는 오히려 힘을 실어주는 일이니 말이다. 게다가 의사들의 의학적 교육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가 생겼을 때 분명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할 의사들이 있을 것이다.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으로써, 어떻게 이런 반향을 줄이고 가급적 많이 참여할 수 있는 모델로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은 큰 고민이다. 원격진료 사례로 봤을 때 이것은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신뢰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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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격진료가 보편화되고 의료기관 간 검사결과 이동이 용이해진다면
    분명히 의료기관 매출은 줄어들 것 같습니다.

    구글같은 전자의무기록저장소가 출현하고 그 플랫폼 내에서
    통계분석을 통한 진단과 예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나타나면
    지금의 의료산업 종사자 중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U-health를 통해서 국민 1000인당 의사 명수는 무의미해 질 것 같네요.


    엉뚱한 질문이긴 한데,
    올해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발표한 1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 회계감사 실시 결과 보고서를 보니
    민간 의료기관 평균 순이익률NPM이 2%남짓이던데,, 정말 이 정도 밖에 안되나요 ?

    2009/11/23 11:11
    • BlogIcon 양깡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 :)

      구글을 좋아하고 앞으로의 변화가 혁명에 가까울 것이라 믿습니다만, 구글이 아무리 잘해도 의료소비자가 변하는데에는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때문에 아주 급작스러운 변화가 단시일에 생기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민간의료기관 평균 순이익률 특히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그렇게 이익률이 높지 않습니다. 의료 산업이 다른 산업과 다른 면이 많지요~

      2009/11/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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